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이고,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2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2시55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며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추적·감시했으며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이 북한이 지난해 11월 엔진 시험 발사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하는 신형 고체연료 IRBM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11일과 14일 신형 IRBM용 고체연료 로켓 엔진 1, 2단의 첫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고체연료를 활용한 IRBM은 발사 전에 연료 주입이 필요한 액체연료 IRBM과 비교할 때 연료 주입 단계가 필요 없어 감시망을 피한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
액체연료 IRBM보다 사거리가 길다는 장점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북한이 미군 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고체화하는 것은 괌이나 주요 전력이 배치된 주일미군 기지 등을 기습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3000~5500㎞로 추정된다.
이번에는 정상 각도로 발사하지 않아 사거리가 1000㎞에 그쳤지만, 정상 각도로 쏜다면 평양에서 3500㎞쯤 떨어진 괌 미군기지 등을 겨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대남·대미 ‘강대강’ 조치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 IRBM이 고체연료를 활용한 것이라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것처럼 대사변을 준비하는 차원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신형 IRBM 확보는 군사 전략적으로 대미 억제력을 위한 하나의 수단을 가진다는 의미”라며 “추가 발사 때는 정상 각도로 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합참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