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문제와 공천 파동이 겹치면서다. 2차 윤한갈등까지 불거지면서 전통적인 텃밭인 영남권 지지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주 연속 TK를 방문해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조만간 대구를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21일 대구와 경산을 방문한 데 이어 2주 연속 TK 방문이다. 한 위원장은 21일 오후 윤재옥 원내대표의 대구 달서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중구의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방문했다. 앞서 대구 중·남구에는 국민의힘 후보로 도태우 변호사가 공천됐다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됐다. 이후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이 전략공천됐고, 도 변호사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한 위원장의 연이은 대구 방문은 악화된 대구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19일부터 21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4.3%)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34%, 더불어민주당은 33%, 조국혁신당은 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에 비해 민주당은 1%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37%에서 34%로 3%P 하락했다.
영남권의 지지율 하락도 두드러졌다. 직전 조사인 3월 2주차 조사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TK와 PK에서 각각 61%와 48%를 기록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49%와 43%로 TK에서 12%P, PK에서 5%P가 하락했다. 직전 조사에서 개혁신당의 TK 지지도는 2%였고, 이번 조사에서는 7%로 5%P 상승했다.
총선 인식에 대해서도 TK 지역의 변화가 감지됐다. 직전 조사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TK 지역에서 63%였고,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25%였다. 반면 이번 3주차 조사에서는 TK 지역에서 ‘정부 지원’이 45%를, ‘정부 견제’는 32%로 나타나 정부 지원에 대한 응답이 18%P나 감소했다. PK에서도 56%에서 45%로 11%P 급감했다.
TK 지역 한 의원은 심상치 않은 민심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통화에서 “처음에는 시스템 공천이니 해서 잘하나 싶더니 마지막에 (공천에서 잡음이 나왔다)”라며 “(한동훈 위원장이) 대구를 제대로 아는지, 보수를 아는지, 정치를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 변호사의 공천 취소가 TK 지지층의 바닥 민심을 건드렸다는 지적도 더했다.
SNS 발언이 문제가 된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공천 취소 역시 보수 지지층의 균열을 당겼다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장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끼지 않나. 대선 때 그렇게 내세우고, 열심히 하면 공천에 반영한다더니 그렇게 자르면 안 된다. 사람이 실수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양문석 후보가 문제가 되더라도 안고 가지 않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공천 취소 역시 시점상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도층과 수도권 공략을 위해 공천 취소를 결정했지만 이슈를 계속 끌고 가면서 잡음을 키웠다는 것이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TK 지역에서는 조금 불만이 있겠지만 수도권에서는 긍정적이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진작 했어야 했는데 TK 눈치를 보다가 타이밍을 놓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